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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법령 연구

자산탈취 (Asset Stripping)

- 의미, 현황 및 문제점

김 주 영 변호사, 법무법인 한누리 | jykim@hannurilaw.co.kr

1. 자산탈취(Asset Stripping)란 무엇인가?1)

자산탈취(Asset Stripping)란 회사를 매입한 후 회사의 자산 또는 사업부문을 쪼개어

매각함으로써 기업을 해체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2) 사실 자산탈취(Asset Stripping)

란 용어는 흔히 쓰이는 용어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ʻ기업사냥 (Corporate Raid)ʼ이라는

용어나 약탈적 또는 ʻ적대적 기업인수 (Hostile Takeover)ʼ라는 용어가 더 친근하다. 하지만

필자는 자산탈취(Asset Stripping)라는 개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경계하고자 막연하게 적대시되어지는 ʻ기업사냥ʼ, ʻ적대적 인수합병ʼ 보다는 기업사냥이나 적대적 인수합병 과정에서 또는 심지어 기존 경영진이나 대주주에

의해서도 자행될 수 있는 자산탈취(Asset Stripping)라는 현상이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

하기 때문이다. 자산탈취(Asset Stripping)는 기업사냥꾼이나 적대적인 인수자에 의해

서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기존의 대주주나 경영진 또는 우호적인 인수자에 의해서도 이

루어질 수 있다. 반대로 기업사냥꾼이나 적대적인 인수자라고해서 반드시 자산탈취를 실

행하는 것은 아니다.

자산탈취(Asset Stripping)라는 개념은 그 자체에서 벌써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1) 필자는 ʻʻAsset Strippingʼʼ을 국문으로 ʻʻ자산탈취 ʼʼ라고 번역했지만 ʻʻ자산박탈 ʼʼ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본적이 있다.

2) 자산탈취(Asset Stripping)의 의미에 관하여, Wikipedia는 ʻʻAsset stripping involves selling the assets of a business individually at a profit.(회사의 자산들을 차익을 얻기 위해서 개별적으로 매각하는 행위)ʼʼ라고 정의하고 있으며(http://en.wikipedia.org/wiki/Asset_stripping), Investopedia는 ʻʻThe process of buying an undervalued company with the intent to sell off its assets for a profit.(회사의 자산을 차익을 얻기 위해 매각할 의사로서 저평가된 회사를 매입하는 행위)ʼʼ라고 정의하고 있다.(http://www.investopedia.com/terms/a/assetstripping.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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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기업으로부터 자산을 탈취한다는 말에 경제에 생산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나 중국과 같이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국

가들에서 특히 이런 자산탈취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국영기업의 경영자들이 회사의 자산을 염가에 매각하고 뒷돈을 챙기고 결국 회사 자체는

빚만 남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자산탈취라는 용어는 투자자들이 개

발도상국의 국영 또는 민간기업의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영향력을 가진 군부세력과 거래

하는 행태를 뜻하기도 한다고 한다.3)

물론 기업을 해체하는 과정이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떤 기업의 존속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을 경우 그 기업을 청산하여 회사의 이해관계자들 (주주나 채권

자 등)에게 그 몫을 돌려주는 것이 근근이 존속하면서 기업가치를 고갈시키도록 하는 것

보다는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회사가 두 개의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데

내부적인 비효율로 인해서 지속적인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고 할 때 두 개의 사업부문을

나누어 각각 다른 회사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회사의 이해관계자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넓은 의미의 자산탈취는 법에 따라 이

루어지는 기업의 도산절차까지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자산탈취는 왜 문제

가 되며 또 어떠한 자산탈취를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결국 대주주나 경영진의 ʻ사적 이익추구ʼ라는 요소가 등장해야 한다고 본다. 문제가

되는 자산탈취, 좁은 의미의 자산탈취란 결국 회사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자산 등을 매각하여

기업을 해체하는 경우 또는 청산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법제도의 틀 아래서 모든 이해관

계자들을 위하여 기업을 해체하지 아니하고 그 자산이나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주주나 경영진의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하에서 필자는 이러한 ʻ좁은 의미ʼ의 자산탈취를 논하고자 한다.

3) http://en.wikipedia.org/wiki/Asset_strip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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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산탈취의 양상

가. 자산탈취의 대상기업

자산탈취는 한국의 증권시장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다. 횡령·배임

공시라든지 상장폐지관련 기사, 기업사냥꾼 관련 기사를 보면 한국의 상장기업들 중 상

당수가 자산탈취를 당했거나 당하는 과정에 있음을 쉽사리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비상장기업의 경우에도 자산탈취가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비상장기업의 경우

주식이 분산되어 있지 않아 대주주와 회사 간의 이해상충이 크지 아니하며, 공시 등의

제약이 거의 없어 그 대주주가 자산탈취를 하지 않더라도 기업가치를 독점할 수 있는 수

단이 많기 때문에 굳이 자산탈취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비상장기업의 경우에도 지분이 다수에 분산되어 있는 경우, 회사의 창업자가 은퇴하면서

마땅히 승계할 사람이 없는 경우라면 자산탈취를 감행하거나 자산탈취꾼에게 회사를 넘

길 유인이 존재한다.

자산탈취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4)

① 수익모델이 한계에 직면하여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회사

② 창업자가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승계구도가 제대로 짜여져 있지 않은 회사

③ 현금성 자산 또는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이나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 회사

④ 대주주의 지분이 크지 않아 대주주와 회사 간의 이해상충이 큰 회사

⑤ 독립적인 이사회, 감사, 노동조합, 활동적인 주주 등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거나 약한 회사

나. 자산탈취의 주도자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기업인수를 일삼는 소위 기업사냥꾼에 의해서 자산탈취가 행해

지는 것처럼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실상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자산탈취는 기존의 대

주주나 경영진 또는 그들로부터 우호적인 거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한 전문 자산탈취꾼

(Asset Stripper)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다.5)

4) 금융감독원 209. 4. 15.자 보도자료 (상장폐지사유 발생기업의 특징 및 시사점)

5) 또한 법정관리기업의 인수 등 합법적인 방법에 의해 기업을 인수한 기업이 자산탈취작업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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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2009. 4. 1.자로 발표한 상장폐지사유

발생기업 중 69%(44개사)는 최근 1년 동안 최대주주가 1회 이상, 30% (19개사)는 2회

이상 변경되는 등 최대주주의 빈번한 변경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6) 공시자료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최대주주의 빈번한 변경은 주로 지배지분의 장외거래 및 경영권인수

계약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동일한 인물이 여러 회사의 자산탈취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2010. 4. 7. 1000억원대의 횡령혐의로 7일 검찰에 구속된 소위 인수합병

(M&A)전문가 박모 사장은 코스닥의 대표적 ʻ기업사냥꾼ʼ으로 불리우면서 무려 20여개에

달하는 코스닥 상장사와 비상장사들의 자산탈취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7)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매년 3~4개 회사의 M&A를 추진하면서 약 25개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는데 전문 자산탈취꾼은 보통 한 회사에서 횡령한

자금을 가지고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등 여러 회사를 동시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이들은 회계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탈법과 불법을 넘나들면서 자산

탈취작업을 진행하며 종종 실제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그저 일정한 대가를 지불받고 책임

만 뒤집어쓰도록 되어 있는 소위 ʻ바지사장ʼ을 내세우기도 한다.

전문적인 자산탈취꾼은 기업인수작업이 완료되기 이전에 종종 경영지배인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활동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부 상장기업이 정당한 선임

절차 없이 포괄적인 권한위임 등의 방식으로 대표이사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른바

ʻ경영지배인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영지배인을 선임한 회사들 중 상당수가 자본

잠식, 경영지배인의 횡령 등으로 1년이내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실질심사회부, 상장

폐지되는 실정이라고 한다.8)

다. 자산탈취에 동원되는 수단들

(1) 회사 자금 횡령

외국의 경우에는 기업사냥꾼이 회사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하는 경우에도 특별배당의

실시 등으로 통해서 차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노골적인 회사

6) 금융감독원 2009. 4. 15.자 보도자료 ʻʻ상장폐지사유 발생기업의 특징 및 시사점 ʼʼ7) 2010. 4. 8.자 머니투데이 보도 ʻʻ사장명함만 4개, 테마주 양산 기업사냥꾼 덜미 ʼʼ8) 금융감독원 2009. 10. 27.자 보도자료 (경영지배인 선임 관련 공시심사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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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횡령으로 회사의 자산을 사유화하고 기업을 해체하는 경우가 많다. 자산탈취꾼들은

기업을 인수한 후 가장 먼저 법인인감과 기업통장부터 확보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수표

로 회사자금을 출금하여 곧바로 횡령하는데 사후적인 회계처리를 위해서 관계회사에 대한

단기대여라든지 타법인출자의 외관을 꾸며 놓는다. 하지만 이러한 타법인출자나 단기대여

는 형식에 불과할 뿐이고 나중에 결국 대손상각되거나 투자손실로 처리되게 되어 있다.

(2) 회사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차입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회사의 자산을 매각하고 결과적으

로 자산탈취에 이르기도 한다.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차입하는 행위는 회사를 인수할 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인수를 한 후 인수자금을 상환하거나 개

인적 용도로 횡령하기 위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담보제공 등은 종종 회계장부

상 나타나지 않는 누락된 우발채무인 경우도 많다.

(3) 회사 자산의 헐값 매각

회사의 자산이나 사업부문을 헐값에 매각하고 그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챙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산은 부동산, 재고자산 등 유형자산 뿐 아니라 지적재산권, 영업권과

같은 무형자산인 경우도 있다.

(4) 고유사업 포기 및 테마주 주가조작 등 증시불공정거래행위 감행

자산탈취꾼들은 회사가 영위하는 고유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회사의 상장회사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테마주 주가조작을 단행하거나 우회상장, 인수 합병 등의 재료를 이용

하여 주가조작을 실시하여 자본차익을 얻고 회사는 사실상 영업중단사태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수익모델에 이미 문제가 발생한 회사에 있어 많이 나타나며 회사의

자산을 빼먹기 보다는 회사를 방치한다는 의미에서 소극적 의미의 자산탈취라고 할 수

있다.

3. 자산탈취는 왜 일어나고 무엇이 문제인가?

가. 기업가치의 파괴와 부당한 부의 이전

자산탈취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먼저 문제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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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기업가치의 파괴이다. 기업이란 자본가, 근로자, 채권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실체이며 단순히 자산의 구성물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단순히 회사에 있는 자본의 총액 그 이상의 것이다. 회사가 근로자

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하고 하는 그런 가치들은 제대로 대차

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본시장에 있어서 기업가치는 종종 주주가치로만

평가되곤 한다. 기업의 이해당사자 중 주주만이 유일하게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다른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극대화를 이루어지게 만든다든지, 주주

가치만이 유일하게 평가 가능하다느니 하는 논거가 제시되지만9) 우리는 DCF방식이라든지,

Per수치로 기업의 존속이 갖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주주입장에서는 기업을 분해해서 현금화하여 분배하는 것이 유익이지만 사회

경제적으로 볼 때 기업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자산탈취

는 이렇게 주주가치와 기업가치에 괴리가 크게 벌어질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기존의 대주주가 전문적인 자산탈취꾼에게 지배지분을 넘기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내가

어떤 회사의 지분 30%를 보유한 지배주주이자 경영진인데 회사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은 500억원이나 된다. 나는 여러 사정 (갑자기 기업경영에 염증을 느끼고 휴양

지로 떠나고자 한다든지, 은퇴할 나이가 되었는데 딱히 물려줄 자식이 없다든지 하는 사정)

때문에 지배지분을 매각하고자 한다. 그런데 나의 지분의 가치는 자본시장에서의 시세로

환산하여 100억원에 불과하고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과 더불어 넘길 경우에도 경영

권시장에서 200억원정도로 밖에 평가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회사가 벌어 놓은 돈은

많지만 이제 좋은 시절 다 지나서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문

적인 자산탈취꾼은 이 회사의 지배지분을 넘겨받고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가로 300억원

을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을 수 있다. 왜냐면 이 자산탈취꾼은 각종 자산탈취수법을

활용하여 회사의 자산과 사업을 쪼개 팔고 현금을 빼내어 4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지배주주 입장에서 볼 때 기업가치는 늘 자신이 평가하는 수준보다 저평

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이 지배주주는 자신이 일군 회사의 전체적인 가치를 자기가

창출했다고 믿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회사가 존속하는 한 이러한 기업가치를 여러 이해관

9) 박순풍, 기업가치평가 (경문사, 2000년)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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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자들과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고 자본을 가진 주주에게 그것도 대주주에게 귀속될 수

있는 부분은 늘 전체 기업가치의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배주주가 자신이

지배하는 회사를 자신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지 않고 자신이 소유하는 것으로 보는 한 자산

탈취의 유인은 늘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위 사안에서 자산탈취가 일어나서 기업이 해체될 경우,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니는

가치는 보다 용이하게 실현될 수 있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치는 파괴

되어 결국 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전체적으로 감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산탈취는 기업의 사회·경제적가치의 파괴일 뿐만 아니라 부당한 부의 이전도 야기

한다. 기업이 더 이상 존속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이해관계자들에게 지닌 가치를 고려해 보더라도 계속 존속하는 경우보다

당장 청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회사는 자발적인 해산

이나 청산 또는 부채초과의 경우 도산절차에 따라서 분해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데 그러한 정상적인 과정을 거칠 경우 대주주는 자신의 몫이 줄어들 여지가 많다. 먼저

채권자들을 만족시켜야 하고 근로자들도 만족시켜야 한다. 소액주주들도 공평하게 분배

해야 한다. 이 때 대주주가 자신이 마치 최우선변제권을 가진 담보채권자인 양 행동하는

것이 바로 자산탈취행위이다. 따라서 자산탈취과정을 통해 채권자, 근로자, 소액주주들

로부터 대주주 또는 경영진에게로 부의 이전이 이루어진다. 대주주는 배당가능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차등적으로 특별배당을 받는 셈이 된다.

나. 자산탈취에 의한 피해의 실례

자산탈취가 이루어질 경우 자산탈취를 주도하는 대주주나 경영진 이외의 다른 모든 이해

관계자들은 기업가치의 파괴로 인해서 손실을 입게 된다. 특히 자산탈취가 진행되는 경우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는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리게 되고 퇴직금

이나 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당하게 된다. 또한 그 기업에 투자하고

있던 소액주주들은 투자손실을 보며 채권자들, 고객들, 공급자들과 같은 이해관계자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실제로 전문적인 기업사냥꾼에 한 번 걸리면 회사는 도저히 회생하지 못한다는 그런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래는 필자가 최근에 소액주주들과 임직원들을 대리하여 관여한 바

있는 한 코스닥회사의 사례를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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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스닥기업의 사례>

S주식회사는 봉제완구의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65년에 설립된 회사로서 1974년 법

인으로 전환된 후 1999년에 코스닥에 상장되었다. 이 회사는 유아용품 및 완구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여 2008년에는 매출액이 740억원, 영업이익 40억여원을 기록하였으

며 현금자산이 수백억원에 달하고 250여개의 거래처를 가진 우량회사였다. 이 회사에는

국내외에서 근무하는 80여명의 임직원들이 소속되어 있고 중국에 소재하는 공장에도 약

2천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2007년 1월 창업주가 그 지배지분을 한 벤처캐피탈회사에 매각하면

서부터 시작되었다. 벤처캐피탈회사는 지배지분을 인수한 후 불과 4개월 만에 지배지분을

전문 자산탈취꾼으로 불리우던 자에게 매각하였는데 그 자산탈취꾼은 경영권을 장악하자

마자 자신들이 데리고 온 직원들을 관리부서에 포진시킨 후 회사자금을 사금고처럼 이용하

기 시작했다. 회사의 기존 임직원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회사에 수십억원씩 지분출자를 하

고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회사의 현금자산들이 회사 밖으로 빠져나

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문 자산탈취꾼은 회사자금을 우선 수표 등으로 출금하

고 나중에 관련내역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사용하였으며 가치가 없는 회사에 지분참

여하고 자금을 대여한 후 나중에 손실처리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횡령하였다.

그 후 2008년 8월 이 자산탈취꾼은 또 다른 자산탈취꾼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였다.

이 자산탈취꾼은 먼저의 자산탈취꾼이 비정상적으로 유출시킨 대여금 등을 양성화해주는

조건으로 기업을 인수하였는데 경영권이 이전된 당일 기존의 자산탈취꾼이 발생시켰던 대

여금회수 등의 명목으로 180억여원을 입금하였다가 같은 날 185억원을 자기앞수표로 출

금하였으며 그 후 유상증자를 통한 회사자금 140억여원을 수차례에 걸쳐서 관계사 등에

대한 대여 및 지분인수 등의 명목으로 유출시켰다.

회사의 임직원들은 반기검토보고서의 의견거절이 내려진 것을 계기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회계법인의 실사를 거쳐 전문 자산탈취꾼을 형사고발하였으며 그간의 분식회계사실을 자진 고

백하여 회사경영정상화를 도모하려 하였다. 그러나 회사의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던 전문 자산

탈취꾼은 오히려 이사회를 열어 형사고발을 주도한 상근임원들을 해임하고 회사를 물리적으로

장악하였으며 결국 그 후 회사는 상장폐지가 되어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었으며

회사의 임직원들은 회사 밖으로 쫓겨나 회사의 정상화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4. 자산탈취를 막기 위한 제도개선방안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코스닥상장법인을 중심으로 지배주주 등에 의한 횡령

사고 건수는 계속 급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아래와 같이 2004년에 4건이던 횡령발생 공시

건수는 2007년도에는 51건으로 급증하였으며 2010. 3. 16.자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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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만해도 횡령배임공시가 45건에 달하는 등 한국증시에서 횡령·배임이 일

상화되고 있다는 표현마저 나오고 있다.10)

<참고> 상장법인의 횡령발생 공시 현황11)

(단위 : 억원)

구 분2004년도 2005년도 2006년도 2007. 12월말 현재

건수 횡령금액 건수 횡령금액 건수 횡령금액 건수 횡령금액

주 권 - - 12 1,884 4 156 3 720

코스닥 4 60 17 1,024 21 1,395 48 4,667

계 4 60 29 2,908 25 1,551 51 5,387

* 동 자료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법인이 신고한 경우에 한함

자본시장은 점점 더 선진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기업가치를 파괴하고 기업의 여러 이해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자산탈취는 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자산탈

취행위를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이하에서는 몇 가지 생각나는 것

들을 적어 본다.

가. 형사처벌의 강화

우리나라에서 자산탈취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형 기업사냥꾼이 점점 더 발호하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이런 기업범죄에 대해서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악덕 코스닥 ‘꾼’들 사이에서는 자금횡령과 도피

가 일종의 ʻ사업ʼ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심지어 기업사냥꾼의 형사책임을 대신 감당하기

위한 ʻ철창대행업ʼ과 같은 황당한 사업까지 등장했다고 한다.12) 반면 이러한 금융증권범

죄에 대한 수사는 너무 늦게 이루어지며, 처벌도 미약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부 자산

탈취꾼들은 회계사, 변호사를 고용하여 치 한 구도 하에 자산탈취를 행하므로 집요한

법적 대응과 직·간접적인 로비를 통해 수사의지를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기업가치를

파괴하고 자본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하여 보다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10) 머니투데이 2010. 3. 16.자 보도 ʻʻ횡령·배임 일상화, 피해는 ʻ개미 ʼ 몫 ʼʼ11) 금융감독원 2008. 1. 8.자 정례브리핑자료 ʻʻ횡령관련 법인에 대한 공시 및 제재 강화 추진 방안 ʼʼ12) 머니투데이 2010. 3. 15.자 보도 ʻʻ감옥행 대타에 20억 줘도 100억 남는 작전 ʼ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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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이 요구된다. 기업사냥꾼의 기업탈취 관련한 범죄가 너무 많다 보니 서울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부에서 다 담당할 수 없어 조사부 등 일반부서에서 처리하는 경향도 나타

나고 있는데 복잡한 현안에 대한 엄중한 조사를 위해서는 금융조세조사부를 확대하던지

상업범죄를 다룰 특수한 사법경찰조직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나. 감독당국의 감독강화

사실 자산탈취를 일삼는 기업사냥꾼의 발호를 가장 빨리 포착할 수 있는 곳은 거래나

금융감독당국일 것이다. 그런데 금융감독당국은 기업탈취꾼들의 행태가 주가조작이나

내부자거래, 허위공시 등 증권관련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비로소 관여하고 일반형사상 문제

인 횡령이나 배임에 대한 조치권한은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으로 신속하게 관련 정보가 제

공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기업탈취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기업범죄에 대해서 금융

감독당국이 수사기관과 보다 접한 공조체제를 갖출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다. 기업경영권 시장의 활성화

자산탈취를 수단으로 하는 한국형 기업사냥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기존의 대주주가

기업경영권을 매도할 수 있고 또 전략적 투자자가 기업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정상적

인 기업경영권 시장이 그만큼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사냥꾼을 견제한

다고 하면서 적대적 M&A의 방어수단을 도입하는 등 기업경영권 시장의 활성화를 방해

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라. 자발적인 청산 및 도산에 대한 용인, 관련 제도의 정비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생로병사를 겪을 수밖에 없다. 장수기업이 바람직하기는 하

지만 모든 기업이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 어쩌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기업, 사회·경제적인

효용을 다한 기업이 원활하게 해산하고 청산될 수 있도록 하여야만 또 새로운 기업이 생

겨날 바람직한 토양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다. 기업탈취와 같은 행태는 어쩌면 기업이

잘 죽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미흡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조건 살려

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비정상적인 기업해체현상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따

라서 자발적인 청산이나 도산에 대한 사회적인 용인이 이루어져야 하고 관련 제도도 계

속 정비되어야 한다.

ISO26000(사회책임) 제정과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대응전략

황 상 규 | BSI 전문위원 | hwang@kfem.or.kr

Ⅰ. 사회책임(SR)에 대한 국제표준, ISO26000

조직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규정하는 국제적 표준인 ISO26000

제정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월 15일 ISO(국제표준화기구)는 7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79%의 찬성으로 최종국제표준안(FDIS) 발간을 승인했다. 최종 국제

표준이 공식적으로 제정되기까지 한 차례의 투표가 더 남아 있지만, 이제부터는 부분적

인 자구 수정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투표로 사실상 ISO26000 제정은 확정된 셈이다.

ISO26000은 ʻ사회적 책임ʼ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

하였는데, 그동안 국가 간 이견으로 - 특히, 미국과 중국의 반대로 - 진통을 겪어왔으나,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대에서 찬성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ISO26000은 기업, 정부, NGO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조직이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와 발전 등 7개 핵심 주제에 대해 준수해야 할 사

항을 정리해 놓은 지침서다. 이 지침서는 세계인권선언, 국제노동기구(ILO)협약, 기후변

화협약, OECD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유엔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등 이제까지

나온 국제 지침을 총망라한 것으로,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국제적 이행 지침들의 종합판

이라 할 수 있다.

주요 토픽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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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ISO26000 추진 경과

ISO26000 사회적 책임 표준을 만들기 위한 1차 총회가 열린 것은 2005년 3월 브라질

살바도르에서다. 그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ISO 26000의 개발 작업은 2005년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2차 총회에서 표준 초안 작성의 기본방향을 정했으며, 2006년 3월 1차

작업초안(WD1)을 공개했다. 이 초안에 대해 접수된 2천여개의 의견과 같은 해 5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3차 총회 토론 내용을 종합하여 2차 작업초안(WD2)이

2006년 10월 6일 발행되었다. 2차 초안에 대해서는 총 5천여개의 의견이 접수되었으

며, 2007년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4차 총회에서 이 의견

들을 종합해서 3차 초안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2007년 7월 23일에는 그간의 논의

사항을 종합한 3차 작업초안(WD3)이 발표되었다.

이후 5차 총회(오스트리아, 비엔나) 후 6차 총회(칠레, 산티아고)를 거치면서 위원회

초안(CD)로 넘어가는 것이 결의되고, ISO/CD 26000이 발간되었다. 그 후 2009년 4월

초 CD 단계에서 DIS 단계로 넘어갈 것인지 여부를 두고 투표가 진행되어 가결되었고,

2010년 2월에는 DIS 단계에서 FDIS로 넘어가는 것이 ISO 회원국 투표로 확정되었다.

CSR에서 ‘C’가 빠져, ISO26000(SR)이 되다

ISO26000은 사회적 책임이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나 NGO 등 모든 형태의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ʻCSRʼ에서 기업을 뜻하는 ʻCʼ를 뺀 사

회적 책임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ISO26000은 향후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

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3자 인증을 받아야 하는 일반 ISO표준과 달리 단지 지침을 제

공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무역이나 해외진출에 있어 기업에 대한 중요한 평가 지

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하나하나의 항목들에 관심을 갖지 않

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듯 ISO 26000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기업, 정부, 시민

사회에서는 국가경쟁력 재고와 더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각 분야별로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ISO26000(SR)은 크게 7개장으로 구성된다. 1,2,3장은 적용범위와 용어와 정의, 사

회적 책임에 대한 이해를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4장은 사회적 책임을 위한 7개

원칙을 밝히고 있다. 사회적 책임은 각 주제별로 설명책임이 부과되며, 투명성을 유지해

야 하며, 윤리적 행동을 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하여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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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담고 있다. 법률과 국제규범을 준수하여야 하며, 인권을 보호하는 대원칙에 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5장은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절차를 규

정하고 있다. 6장에서는 7개 핵심주제 및 이슈별로 기대사항을 정리하고 있으며, 7장은

이행수단과 방법론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ISO26000의 전체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Ⅲ. ‘요건’에 해당하는 240여개의 ‘기대사항(Expectations)’

ISO26000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분야별 기대사항(Expectations)이다. ISO9001,

ISO14001 등 ISO 인증 규격에서는 요건(Requirements)으로 분류되는 이 내용은 정도

의 차이는 있지만, 소위 기업을 포함하여 모든 조직들이 앞으로 지켜야 할 항목들인 셈

이다.

ISO26000은 7개 핵심 주제 및 주요 이슈별로 240여개의 기대사항(expectations)을

나열하고 있다. 이 기대사항들은 애초에 각기 다른 위원회에서 조문(條文) 작업을 했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다른 구조와 전개방식을 지니고 있다. 자칫 들쭉날쭉한 내용 흐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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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 26000에 나타난 주요 기대사항들

(1) 조직지배구조

1. 주요의사결정 기구의 의사결정 및 과정은 설명책임이 있어야 하고, 투명해야 한다.

2. 의사결정 및 과정은 이해관계자들을 존중하고, 관련법을 준수해야 한다.

3. 의사결정이 제대로 되기 위한 경제적 및 비경제적 보상체계를 조성해야 한다.

4. 조직은 금융자원, 천연자원,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5. 조직의 고위급 지위에 과소평가된 집단(여성,소수자등)의 공평한 대우 촉진한다.

6.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고려하고, 일치 불일치 범위를 규명하고 의사소통을 활성화

한다.

7. 조직의 의사결정에 남성과 여성 직원들의 효율적인 참여를 장려한다.

8. 조직을 대신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의 권위, 책임, 능력 수준의 균형을 유지한다.

(2) 인권

1. 조직운영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사항이 없는지 주의하여야 한다.

2. 조직은 인권존중을 옹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하여야 한다.

3. 조직은 직간접적 및 무언의 공모(인권남용에 고의적으로 상당히 개입되는 상황)를 적극

회피하여야 한다.

4. 조직의 보안체계는 인권을 존중하고, 국제규범 및 법 집행을 위한 표준과 일치함을 증명

해야 한다.

5. 조직은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치유 메커니즘을 설립하여야 한다.

6. 치유 매커니즘은 국제적 인권기준에 부합하여야 하며, 투명해야 한다.

7. 조직은 취약그룹(여성, 장애인, 아동, 원주민등)등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차별을 철폐하여

야 한다.

8. 조직은 개인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개인의 삶, 의사표현자유, 집회결사자유 등)를 존중해

야 한다.

9. 조직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강제노동과 아동노동을 금지하여야 한다.

(3) 노동

1. 조직은 고용자로서 완전하고 안정한 고용을 통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2. 조직은 피고용자가 더 많은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감안해야 한다.

3. 조직은 피고용자의 임금, 보상, 근무시간 등 노동 조건을 국제노동기준 및 국내법에 따르

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4. 조직은 노사정 대화 방식을 비롯하여 사회적 대화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여야 한다.

5. 조직은 직장에서의 보건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6. 조직은 근로자들의 능력 개발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어색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ISO26000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최대한 수용했기 때문이다. 240여개의 기대사항 중 중요한 것만 간단히 소

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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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환경

1. 조직은 여러 유형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2. 조직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의 에너지(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3. 조직은 수자원을 보전하고, 각종 원자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4. 조직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방지하여야 한다.

5. 조직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적극 대응,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6. 조직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5) 공정운영관행

1. 조직은 조직운영과정에서 부패를 방지하여야 한다.

2. 조직은 로비, 정치적 공헌, 정치적 참여와 관련된 활동은 투명하게 진행하여야 한다.

3. 조직은 각종 계약, 투자, 금전 거래, 협력업체 선정 등에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4. 조직은 지배적 지위의 남용으로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5. 조직이 취득하거나 사용한 재산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6. 공급망(Supply Chain)에 걸쳐서 공정경쟁을 유도하고 공정한 운영을 시행한다.

(6) 소비자

1. 조직은 공정성과 투명성, 배려의 원칙으로 소비자를 대해야 한다.

2. 조직은 취약그룹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3.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내세우고 강요하지 않는다.

4. 조직은 소비자의 보건과 안전을 보장하여야 한다.

5. 조직은 지속가능한 소비를 적극 권장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6. 조직은 소비자 불만을 사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고, 적극 대응하는 실행 방안을 개선한다.

7.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적극 보호하여야 한다.

8. 소비자에 대한 교육과 인식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7)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1. 조직은 지역사회의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2. 조직은 지역사회의 교육과 문화 창달에 적극 기여하여야 한다.

3. 조직은 지역사회의 고용 창출과 기술 개발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4. 조직은 납세의무를 다하고 정당한 부와 소득을 창출하여야 한다.

5. 조직은 지역사회의 보건과 안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6. 조직은 조직이 속한 지역 사회에 적극적인 사회 투자를 실행하여야 한다.

Ⅳ. ISO26000과 GRI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

현재 ISO26000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규범은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환경, 사회, 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을 규정하고, 이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는 지침을 수록하고 있다.

GRI는 유엔기금위원회(United Nations Foundation)로부터 활동자금을 지원받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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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연구기관으로 이사회(Board of Directors)는 유엔환경계획(UNEP), 미국 환경책임

경제연합(Coalition for Environmentally Responsible Economies), 영국공인회계사

협회, 호주 윤리적투자(Australian Ethical Investment), 일본 환경감사연구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 분 범 주(Category) 관 점(Aspect)

경 제직접 경제 영향

(EC)

고객(Customers)협력업체(Suppliers)직원(Employees)자본 제공자(Providers of capital)공공부문(Public sector)

환 경 환 경 (EN)

원료(Materials)에너지물생명다양성 배출 폐수 폐기물공급자(Suppliers)제품과 서비스 법규준수(Compliance)운송종합

사 회

노 동 (LA)

고용노사관계보건/안전교육/훈련다양성과 기회

인권 (HR)

전력과 관리비차별결사와 단체 협상의 자유아동노동강제 및 강요노동규율관행(Disciplinary practices)보안관행(Security practices)토착적 권리(Indigenous rights )

사회 (SO)

지역사회 뇌물과 부패 정치적 기여(political contributions)경쟁과 가격정책

제품책임 (PR)

고객 보건과 안전 제품과 서비스 광고 프라이버시존중

<표> GRI 가이드라인의 범주와 항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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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26000 GRI 가이드라인

핵심주제 이슈 영역 / 분야

1 조직지배구조 지배구조(프로필)

2 인권

이슈 1 :실사

인권(HR)성과지표

이슈 2 :인권 위험 상황

이슈 3 :공모 회피

이슈 4 :고충 처리

이슈 5 :차별과 취약집단

이슈 6 :시민권과 정치권

이슈 7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이슈 8 :직장에서의 기본권

GRI 가이드라인이란, 기업의 경제, 환경, 사회 분야의 성과에 대한 보고 프레임워크

(framework)로서, 보고원칙과 기업차원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준비하기 위한 지침

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균형있고 합리적인 경제, 환경, 사회 분야의 성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비교성을 제고하며, 코드, 성과기준, 자발적 이

니셔티브와 관련하여 지속가능성 성과의 벤치마킹과 평가를 지원하며, 이해관계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GRI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세부내용은 비전과 전략, 프로파일, 지배구조(Govern-

ance Structure)와 경영시스템, GRI 내용지표(Content Index), 성과지표 등으로 구성

된다. 지속가능성 지표에서 핵심내용이 되는 성과지표는 경제성과지표, 환경성과지표,

사회성과지표로 나눠지는데, 이 중 성과지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앞의 <표>와 같다.

ISO26000의 내용과 GRI 가이드라인 내용은 서로 매우 관련성이 많다. ISO26000은

원칙과 이슈가 되는 지점들을 장황하리만큼 세부적으로 짚고 있으며, GRI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인 객관적인 지표를 비교적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다. 이 두 지침을 적절히 잘 활

용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사회책임 이슈를 커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조직들의 지속

가능경영을 실질적으로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간단히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

여 현재 지속가능보고서의 지침으로 많이 활용되는 GRI G3 가이드라인의 내용과

ISO26000 주제를 연계하여 비교해 보았다. 아래 <표> 참조.

<표> ISO 26000 사회책임 핵심주제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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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26000 GRI 가이드라인

3 노동

이슈 1 :고용과 고용관계

노동(LA)

이슈 2 :고용조건과 사회보호

이슈 3 :사회적 대화

이슈 4 :직장에서의 보건안전

이슈 5 :인적개발과 직장내 훈련

4 환경

이슈 1 :오염방지

환경(EN)성과이슈 2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

이슈 3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이슈 4 :자연환경의 보호와 복구

5 공동운영관행

이슈 1 :부패방지

경제(EC)성과

이슈 2 :책임 있는 정치참여

이슈 3 :공정경쟁

이슈 4 :영향권 내 사회책임 제고

이슈 5 :재산권 존중

6 소비자

이슈 1 :공정마케팅, 정보와 계약관행

제품책임(PR)성과

이슈 2 :소비자 보건 안전 보호

이슈 3 :지속가능한 소비

이슈 4 :소비자 서비스, 지원과 분쟁해결

이슈 5 :소비자 정보보호와 프라이버시

이슈 6 :필수 서비스 접근

이슈 7 :교육과 인식

7지역공동체 참여와

발전

이슈 1 :지역공동체 참여

사회(SO)성과지표

이슈 2 :교육과 문화

이슈 3 :고용 창출과 능력 개발

이슈 4 :기술 개발

이슈 5 :재산과 소득 창출

이슈 6 :보건

이슈 7 :사회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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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기업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그동안 기업의 존재 의의와 가치를 판단하는 철학적 근거는 두 갈래로 발전해 왔다.

그 하나의 주장은, 기업은 이윤창출을 위한 조직이므로 활동, 제품, 서비스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는 주장이다. 이와 조금 다른 또

하나의 시각은, 기업의 가치와 이윤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므로 기업의 이윤

추구 노력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최근의 사회책임 국제표준화와 관련한 논의는, 정상적인 사회관계가 무너진 사회에서는

기업이 존재할 수 없고, 반대로 기업이 실패한 곳에서는 사회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하지

않다는 두 개의 상반된 인식과 주장이 사회적 접점을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보여 주고

있다.

현대사회는 글로벌화와 다양화의 특징이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강화와 지속가능 경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는 위기적 요인과 기회적 요인을 동시에

담고 있다.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을 통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그 기업은 글로벌

규범의 적합성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될 뿐 아니라, 신뢰성과 좋은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기업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사회 여론과 소비자,

투자자들이 이 기업을 선택하리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금융권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 투자를 억제하도록

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단계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

바로 이 대목에 ISO26000의 역할과 가치가 있다.

1. 어떻게 사회책임(SR) 경영을 할 것인가?

조만간 ISO26000이 제정되면 이 표준이 사회적 책임경영 내지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지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까지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GRI 가이드라인에 의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UN Global Compact에 가입함

으로써 조직의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정책을 확인하는 프로그램 등이 제시되어 왔는

데, 이들 기관들은 이미 ISO26000(SR) 제정 논의에 밀접히 결합하고 있어서 향후에도

이들 지침들 간에는 상호보완적인 역할 관계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ISO26000이 제정되면 경제, 환경, 사회분야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도록 하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s) 가이드라인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대할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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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 세계적으로 GRI보고서 발간 기업 수는 1999년 23개에서 2006년 말 미국 95개,

영국 91개, 일본 132개 등 850개로 급증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2003년 삼성SDI,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다우코닝 등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포스코, BAT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이상 2004년), 한국전력, SK, 대한항공, 신한은

행, 현대해상, 한화석유화학, 롯데백화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공사(이상 2005년)

에 이어 2006년들어 KT, 삼성전기, 유한킴벌리, 웅진코웨이, LG전자, 대우증권 등을

포함하여 2009년 말 현재 총 30여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ISO26000(SR)이 제정되면 그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2. 이해관계자 참여(Engagement)가 전략이 되는 시대

전통적인 기업경영에서 이해관계자(interested parties)라 하면, 기업활동과 직접 관련

이 있는 주주, 종업원, 고객, 거래업체 및 금융기관 등을 지칭하는 것이었지만, 90년대에

들어오면서 기업경영에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이해관계자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그 범위

는 점차 확대되어 왔다. 즉, 일반대중, 지역사회, 환경단체, 언론, 학계 등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는 환경적 이해관계자가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있다고 한다면,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구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는 기업의 내부와 외부, 직접적 이해와 간접적 이해를 모두 반영하여 이해관계자를 모두

13부분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13 분야의 이해관계자 그룹들이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구체적 이해관계의 내용과 사례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1)

ISO26000을 경영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존의 주주경영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경영

으로 옮겨가는 것을 알 수 있다. ISO26000의 취지를 구현하는 이해관계자 협력모델은

한 두 가지로 정형화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이 처한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SR(사회책임) 규범이 국제화되면 지배구조, 인권,

노동, 소비자, 환경,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 등 7개 분야별로 이해관계자 협력모델을

만드는 작업이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대표적 조직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모델을 제시해 본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모범적인 이

해관계자 협력모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1) 황상규, 지속가능한 경영과 투자, 2005, 한솜미디어 , 256p